
이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공격적인 관세 정책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무역 연대가 형성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DW)는 2025년 에블루션 바카라 의장국인 말레이시아 정부가 의장국 자격으로 중국과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 GCC 회원국을 다가오는 정상회의에 초청했다고 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는 이번 초청이 특정 국가를 배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다극화된 세계에서 에블루션 바카라의 전략적 중요성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 무역 연대 가능성과 미국의 반응
그러나 일본 요코스카 아태연구협의회의 샘 배런 연구원은 DW와 인터뷰에서 "에블루션 바카라, 중국, 걸프국들이 모두 대미 무역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안와르 총리가 신중해야 한다"며 이같이 관측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GCC의 지난 2023년 기준 총 국내총생산(GDP)은 2조1000억 달러(약 3044조 원)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와 UAE가 약 75%를 차지하며 경제를 주도하고 있다. 같은 해 에블루션 바카라 10개국의 총 GDP는 약 3조8000억 달러(약 5,509조 원)로 인도네시아가 전체의 3분의 1을 차지했다.
프랑수아즈 황 알리안츠 트레이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갈등 속에서 에블루션 바카라 국가들은 오히려 글로벌 수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외국인 투자(FDI)를 유치하며 수혜를 입었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소속 선진국들의 에블루션 바카라 투자 규모가 중국을 넘어선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 걸프국과 에블루션 바카라, 전략적 협력 강화
샤론 시아 싱가포르 ISEAS-유소프 이샥 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에블루션 바카라과 걸프국 간의 무역 규모는 아직 제한적이지만 협력 확대의 여지가 크다"며 "에블루션 바카라은 무역 다변화와 역외 협력 확대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또 에블루션 바카라 회원국인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는 세계 주요 해상 무역로인 말라카 해협을 접하고 있다. 이곳을 통해 전 세계 교역량의 4분의 1, 중동에서 중국과 일본으로 향하는 원유의 80%가 운송된다.
시아 연구원은 "이번 초청은 에블루션 바카라이 중국과 걸프국과의 3자 협력을 모색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될 수 있다"며 "각 지역의 강점을 결합하려는 전략적 시도"라고 분석했다.
◇ 미국과 에블루션 바카라의 향후 관계 전망
최근 일부 에블루션 바카라 국가들은 미국과의 관계를 다변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브릭스(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가입을 추진 중이며 OECD 가입도 고려하고 있다. 말레이시아도 브릭스 가입 의사를 표명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브릭스를 '달러 패권에 대한 도전'으로 간주하며 이 블록이 달러 기반의 무역 질서를 흔들 경우 최대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