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팔레스타인, 美 지지 항의로 바카라 메이저 보이콧…'챗 콜라' 대세 부상

팔레스타인 요르단강 서안 지역에서 미국의 청량음료 브랜드 코카바카라 메이저에 대한 보이콧이 확산되며 현지 브랜드 '챗 바카라 메이저(Chat Cola)'가 급부상하고 있다고 미국 경영 전문지 포춘이 2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포춘은 미국의 이스라엘 지지에 대한 항의로 시작된 이 불매운동이 코카바카라 메이저를 대체할 지역 브랜드를 찾는 소비자들의 움직임으로 이어진 결과라며 이같이 전했다.

포춘에 따르면 팔레스타인인들은 코카바카라 메이저 대신 챗 바카라 메이저를 선택하며 정치적 의사를 표현하고 있다. 챗 바카라 메이저는 붉은색 캔에 흰색 로고를 사용해 코카바카라 메이저와 유사한 디자인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팔레스타인 요르단강 서안 지역 전역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라마알라의 크루아상 하우스에서 일하는 마드 아사드(21)는 "지금은 누구도 코카바카라 메이저를 마시려 하지 않는다"며 "모두 챗 바카라 메이저를 마시며 미국과 이스라엘에 대한 반대 의사를 표현하고 있다"고 포춘과 인터뷰에서 말했다. 이 카페는 전쟁 발발 이후 코카바카라 메이저 판매를 중단했다.
팔레스타인 내 챗 바카라 메이저의 인기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2023년 10월 7일 공격 이후 가속화됐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이 이어지면서 팔레스타인 주도의 보이콧 운동이 중동 전역으로 확산됐다. 맥도날드, KFC, 스타벅스 등 미국 브랜드들도 매출 감소를 겪었으며 라마알라의 KFC 지점 두 곳이 폐점했다.

챗 바카라 메이저의 파헤드 아라르 대표는 "전쟁을 계기로 사람들은 챗 바카라 메이저의 존재를 알게 됐다"며 "글로벌 기업에 필적할 제품을 만들었다는 점이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챗 바카라 메이저는 지난해 요르단강 서안 지역에서의 매출이 40% 이상 증가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코카바카라 메이저의 현지 프랜차이즈인 내셔널 베버리지 컴퍼니(NBC)의 이마드 힌디 대표는 보이콧으로 인한 피해가 팔레스타인 근로자들에게도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했다. NBC는 팔레스타인인들로 구성된 인력을 고용하고 있으며 보이콧으로 인해 현지 근로자들의 생계가 위협받고 있다.

챗 바카라 메이저는 품질 개선에도 집중하고 있다. 프랑스 화학자들과 협업해 코카바카라 메이저와 유사한 맛을 구현했으며 블루베리, 딸기, 청사과 등 다양한 신제품도 출시했다. 또 요르단에 제2 생산시설을 건설 중이며 이스라엘 내 아랍계 도시에서도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챗 바카라 메이저는 유대인 소비자층을 공략하기 위해 코셔 인증까지 획득했다.

그러나 챗 바카라 메이저는 여전히 이스라엘의 점령 정책으로 인한 물류 문제에 직면해 있다. 원재료 수입에는 35%의 세금이 부과되며 이스라엘 당국의 통제로 인해 알루미늄 캔 공급이 지연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아라르 대표는 "우리는 팔레스타인 경제의 자립을 원하지만 현실은 복잡하다"고 말했다.

보이콧 운동이 코카바카라 메이저에 미친 구체적인 피해 규모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라말라 상공회의소의 살라 후세인 회장은 "이번 보이콧은 팔레스타인 역사상 가장 강력한 소비자 운동"이라며 "10월 7일 이후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평가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