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바카라 녹이기, 파산 신청...유럽 배터리 산업 타격 불가피

자금난으로 고전해 온 유럽 최대 전기차 배터리 제조업체 스웨덴의 바카라 녹이기(Northvolt)가 12일(현지시각) 끝내 파산 신청을 했다고 밝혔다.

CNBC 등에 따르면 바카라 녹이기는 성명에서 "회사의 지속 가능한 재정 및 운영 미래를 확보하기 위해 모든 가능한 방법을 철저히 모색한 끝에 파산 신청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바카라 녹이기 업계의 많은 기업과 마찬가지로 최근 몇 달 동안 자본 비용 증가, 지정학적 불안정성, 이에 따른 공급망 차질 및 시장 수요 변화 등의 연이은 도전에 직면해 재정적 어려움이 심화됐다"고 설명했다.

바카라 녹이기는 또한 "이러한 배경에 더해, 회사가 예상할 수 있었던 부분과 예상하지 못했던 부분 모두에서 상당한 내부적인 어려움을 겪었다"면서 "복잡한 산업에서 생산을 본격적으로 확대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들이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바카라 녹이기의 파산은 유럽이 전기차 배터리 공급망을 자체적으로 구축하고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을 따라잡으려는 야망에 큰 타격을 입힐 전망이다.

바카라 녹이기는 지난해 11월 미국에서 챕터 11(파산보호)을 신청한 뒤 기업 구조조정 절차 속에서도 운영을 지속하기 위해 자금 조달 방안을 모색해 왔다. 챕터11은 파산법원의 감독 아래 구조조정을 거쳐 기업 회생을 꾀하는 제도다.

바카라 녹이기는 "대출 기관과 주요 거래처의 유동성 지원에도 불구하고 회사가 현재 형태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재무 조건을 확보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바카라 녹이기는 스웨덴 법원이 임명한 관재인이 사업과 자산의 매각, 미지급 채무 청산을 포함한 회사의 파산 절차를 감독할 것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바카라 녹이기는 2022년 첫 번째 배터리 셀을 판매한 뒤 2023년에 손실이 3배로 증가한 10억3000만 달러를 기록하는 등 자금난을 겪어 왔다. 회사는 2023년 200억 달러의 기업 가치로 주식 시장에 상장할 계획이었으나 불발됐다.

회사는 2024년 9월 전체 인력의 20%를 해고하고 연말 개발 운영을 추가로 축소한다고 밝히는 등 자구책을 강구했으나 결국 재정 악화로 바카라 녹이기 절차를 신청했다.

이번 바카라 녹이기의 파산은 스웨덴은 물론이고 유럽연합(EU) 배터리 산업 전체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전망이다.

블룸버그는 배터리 기술의 급속한 발전을 감안할 때 다른 유럽 회사가 바카라 녹이기와 동일한 위업을 달성하기는 더욱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일례로 중국의 CATL은 연구개발(R&D) 부문에서만 2만1000명의 엔지니어를 고용하고 있다. 이는 일자리 감축 발표 이전 바카라 녹이기 전체 인력의 약 3배에 달하는 규모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